머신러닝 vs 딥러닝, 실무자가 알려주는 선택 기준과 경험담

머신러닝 vs 딥러닝


회사에서 AI 도입 프로젝트를 맡게 된 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처음엔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했어요. "머신러닝이 좋을까, 딥러닝이 좋을까?" 이런 고민에 밤새 구글에서 검색했던 기억이 있네요. 주변 개발자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요즘엔 무조건 딥러닝이지!" 하고, 다른 사람은 "아니야, 머신러닝이 더 실용적이야"라고 하고. 그래서 직접 여러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제 경험이 절대적인 답은 아니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특히 "어떤 상황에서 뭘 써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께 실무적인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머신러닝으로 시작했던 첫 프로젝트

첫 프로젝트는 고객 이탈 예측이었어요.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어떤 고객이 서비스를 그만둘지 미리 알 수 있을까요?"라는 요청이었죠. 처음엔 딥러닝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선배가 "일단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봐"라고 조언해줬어요. 그래서 랜덤포레스트라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썼습니다. 고객 데이터를 보니까 나이, 성별, 구매 횟수, 마지막 로그인 날짜, 고객센터 문의 횟수 같은 정보들이 있더라고요. 이런 정보들을 '특징'이라고 부르는데, 머신러닝에서는 사람이 이런 특징들을 미리 정해줘야 해요. "이 정보가 중요할 것 같다"고 알려주는 거죠. 그러면 알고리즘이 패턴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최근 3개월간 구매가 없고, 고객센터에 불만을 제기한 고객은 이탈할 확률이 높다" 이런 규칙들을 스스로 학습하는 거예요.

결과는 생각보다 좋았어요. 정확도가 85% 정도 나왔고, 무엇보다 "왜 이 고객이 이탈할 것 같은지" 설명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어요. 마케팅팀에서 "어떤 고객들을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구매 주기가 길어지고 있는 고객들, 최근 배송 관련 문의가 많았던 고객들을 먼저 챙기세요"라고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개발도 생각보다 빨랐어요. 데이터 전처리부터 모델 학습까지 일주일 정도면 충분했고, 서버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았어요. 이때 느낀 게 "모든 문제에 최신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구나"였습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들은 각각 성격이 달라요. 선형회귀는 집값이나 매출 예측처럼 숫자를 맞추는 일에 쓰고, 로지스틱회귀는 "통과/탈락" 같은 분류에 좋아요. 결정트리는 정말 직관적이에요. "고객이 30대인가?" → "예" → "연봉이 5천만원 이상인가?" → "예" → "프리미엄 고객!" 이런 식으로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과 비슷하거든요.

딥러닝을 써야만 했던 프로젝트

두 번째 프로젝트는 완전히 달랐어요. 제품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건 머신러닝으로는 한계가 있었어요.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를 구분해야 했는데, 사람이 "옷의 특징은 뭐뭐고, 신발의 특징은 뭐뭐다"라고 일일이 정의하기가 거의 불가능했거든요. 색깔? 모양? 크기? 너무 복잡하고 예외도 많고. 이때 딥러닝의 진가를 느꼈어요. CNN이라는 딥러닝 모델에 상품 이미지 수만 장을 학습시켰더니, 스스로 특징을 찾아내더라고요. 첫 번째 층에서는 선이나 색깔 변화를 감지하고, 그다음 층에서는 옷의 패턴이나 신발의 밑창 같은 특징들을 알아보고, 마지막에는 "이건 운동화야"라고 판단하는 거예요. 정말 신기했어요.

하지만 딥러닝은 정말 까다로웠어요. 일단 데이터가 엄청 많이 필요했어요. 카테고리별로 최소 만 장씩은 있어야 제대로 학습이 되더라고요. GPU도 사야 했고, 학습 시간도 며칠씩 걸렸어요. 그리고 가장 답답했던 건 "왜 이 이미지를 운동화로 분류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블랙박스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딥러닝 모델들도 종류가 다양해요. CNN은 이미지 처리의 끝판왕이고, RNN은 시간 순서가 중요한 데이터(주식, 음성 등)에 쓰이고, 요즘 핫한 트랜스포머는 ChatGPT 같은 언어 모델의 핵심이에요. 각각 특화된 분야가 있다보니, 문제에 맞는 모델을 고르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더라고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여러 프로젝트를 해보니 나름의 선택 기준이 생겼어요. 완벽한 공식은 아니지만,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일단 데이터부터 보세요. 엑셀 파일이나 DB 테이블처럼 정리된 데이터라면 머신러닝이 좋아요. 고객 정보, 매출 데이터, 주가 정보 이런 것들 말이에요. 반대로 사진, 음성, 글 같은 복잡한 데이터는 딥러닝이 압도적이에요.

그다음은 시간과 예산이에요. 빨리 결과를 내야 하거나 돈이 부족하다면 머신러닝이 현실적이에요. 충분한 시간과 예산이 있다면 딥러닝으로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고요.

설명이 필요한지도 중요해요. 은행 대출이나 의료 진단처럼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해야 한다면 머신러닝이 필수예요. 넷플릭스 추천이나 구글 검색처럼 결과만 좋으면 되는 경우는 딥러닝을 고려할 수 있고요.

실제 사례를 들어보면, 카드회사에서 신용평가는 여전히 머신러닝을 많이 써요. 왜 대출을 거절했는지 설명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같은 회사에서 이상거래 탐지는 딥러닝을 쓰기도 해요. 정확하게만 찾으면 되니까요.

쇼핑몰도 마찬가지예요. 고객 이탈 예측은 머신러닝으로 하고(마케팅팀이 이유를 알아야 하니까), 상품 추천은 딥러닝으로 해요(정확하기만 하면 되니까).

하나 더 중요한 건, 꼭 하나만 써야 한다는 법은 없다는 거예요. 요즘에는 두 기술을 섞어서 쓰는 경우가 많아져요. 정형 데이터는 머신러닝으로, 이미지는 딥러닝으로 처리한 다음에 결과를 합치는 식으로요.

마지막으로

기술 선택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같은 문제라도 회사 상황, 데이터 상태, 팀 역량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달라지거든요. 중요한 건 "최신 기술=최고 기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거예요. 때로는 10년 된 기술이 최신 기술보다 더 적합할 수 있어요.

제 경험상 처음 AI를 시작한다면 머신러닝부터 해보세요. 상대적으로 쉽고, 결과도 이해하기 쉬워서 AI가 뭔지 감을 잡기 좋아요. 그다음에 필요에 따라 딥러닝을 도입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술에 매몰되지 않는 거예요.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가 먼저고, 기술은 그다음이에요. 여러분은 어떤 문제부터 시작해보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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