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스타트업 담당자, GPU 공급난에 구걸 수준 토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타트업 담당 임원이 자신의 업무를 "GPU 구걸"이라고 표현하며 심각한 GPU 공급난 문제를 공개적으로 토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브리튼 윈터로즈 MS 스타트업 부문 담당자는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GPU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솔직하게 밝히며, 현재 테크 업계가 직면한 인프라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발언은 AI 붐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조차 컴퓨팅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MS 스타트업 생태계의 GPU 확보 현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AI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게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브리튼 윈터로즈 담당자의 발언은 단순한 불만 표출이 아닌, 실리콘밸리 전체가 공감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MS가 투자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은 스타트업들은 대규모 언어모델 훈련과 AI 서비스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의 H100, A100 같은 고성능 GPU를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칩들은 공급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어, 글로벌 테크 자이언트인 MS조차도 내부 프로젝트와 외부 파트너 지원 사이에서 자원 배분에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윈터로즈 담당자는 자신의 역할을 "GPU 구걸"이라고 묘사하며, 실제로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다른 부서나 클라우드 인프라 팀에 GPU 할당을 요청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MS 같은 거대 기업 내부에서도 AI 컴퓨팅 자원이 얼마나 희소한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의 가치는 단순히 자금 지원을 넘어 인프라 접근성에 있는데, 정작 그 핵심 자원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프로그램의 경쟁력 자체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자금보다 GPU 접근권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AWS 등 클라우드 제공자들이 스타트업에게 크레딧을 제공하더라도, 정작 사용할 GPU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GPU 공급난의 근본 원인과 산업 전반의 영향
현재의 GPU 공급난은 단순히 생산량 부족 문제가 아닌, AI 혁명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발생한 수요 폭발과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가 맞물린 복합적 현상입니다. 챗GPT의 등장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이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들면서, 고성능 GPU에 대한 수요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사실상 AI 훈련용 GPU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특히 H100 같은 최신 칩은 주문 후 인도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메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량 주문을 선점하면서, 중소 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엔비디아의 2023년 4분기 실적에서도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400%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주문량의 일부만 충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TSMC의 첨단 공정 생산능력이 병목지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GPU 칩 제조에 필요한 5nm, 4nm 공정은 극도로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되며, 생산라인 확충에도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미중 기술 경쟁으로 인한 수출 규제는 글로벌 GPU 유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중국으로의 고성능 AI 칩 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전체 공급망의 효율성이 저하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급난은 AI 스타트업 생태계에 심각한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형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이나 막대한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스타트업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더라도 GPU를 확보할 수 있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초기 스타트업은 기술적 역량과 무관하게 인프라 부족으로 개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AI 산업의 다양성과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응과 구걸 경쟁의 실체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은 GPU 확보를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투자와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구매를 넘어 미래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생존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MS는 오픈AI에 대한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함께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대폭 확장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우선 공급권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윈터로즈 담당자의 발언에서 드러나듯, 내부적으로도 GPU 배분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코파일럿, 애저 AI 서비스, 오픈AI 지원, 그리고 외부 스타트업 파트너십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한정된 GPU 자원을 놓고 우선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통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범용성과 생태계 측면에서 엔비디아 GPU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메타는 자체 AI 인프라 구축에 연간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GPU 확보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존 역시 AWS의 AI 서비스 확대를 위해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 칩인 트레이니움과 인퍼렌시아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구걸" 수준이라는 표현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업계 내부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것입니다. GPU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엔비디아 경영진과의 관계 강화, 선주문 및 선결제, 심지어 엔비디아 주식 매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부 스타트업은 GPU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를 선택하거나, 클라우드 제공자와의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비즈니스 전략 자체를 GPU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AI 시대의 새로운 권력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컴퓨팅 인프라 접근성이 혁신의 핵심 장벽이 되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위기, 해결책은 있는가
브리튼 윈터로즈 MS 담당자의 솔직한 고백은 현재 AI 산업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GPU 공급난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향후 2-3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기술의 민주화와 혁신 생태계의 건강성에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기적 해결책으로는 공급 다변화와 대안 기술 개발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AMD, 인텔 등 엔비디아의 경쟁사들이 AI 가속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구글의 TPU, 아마zon의 트레이니움, MS의 마이아(Maia) 칩 등 자체 개발 칩들이 점차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 기법, 양자화 기술, 작은 규모의 특화 모델 등을 통해 GPU 수요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서는 공정한 자원 배분 메커니즘과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합니다. MS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GPU 풀을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 우선순위 기반의 투명한 할당 정책, 그리고 중소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의 쿼터 제도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가장 많은 GPU를 확보한 기업이 아니라,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이 될 것입니다.
